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거미 - 손 틈새로...
널 만난 그 순간 모든 것이 멈춘 듯 움직일 수 없었어
처음엔 두 손이 그 담엔 두 눈이 하나 둘씩 떨려왔어
똑같은 시간에 내가 걷는 거리에
하필이면 너도 같은 거릴 걷고 있는지
우연은 지독하게 내 뒤에 서서 날 괴롭히는게 좋은가 봐
날 보던 그 순간 죄를 지어버린 듯 내 얼굴을 가렸었어
나를 본 게 맞을까 나를 알아 봤을까 서둘러서 걱정했어
혹시 나를 다정히 부른 네 목소리에
나도 몰래 반갑다고 대답할지 몰라서
아무 말 할 수 없게 입마저 가리고 고개 돌렸는데
(죽어있던 기억들이 살아있나 봐)
이젠 너를 모두 잊었다고 믿었었나 봐
(조금도 잊어내지 못한 건가 봐)
네가 걷는 소리 하나까지 기억하나 봐
(날 몰라 보는건지 스쳐 지나가)
내 얼굴을 가린 손 틈새로 너를 보다가
(행복했던 추억들이 자꾸 생각나)
내 이름 부르길 바랬나 봐
불 꺼진 내 방에 네가 없는 내 방에 버릇처럼 불을 켰어
새어 나온 한숨이 고여 있는 눈물이 내 발 아래 가득했어
헤어지던 그 날에 찢어버린 사진을
조심스레 밤을 새워 다시 붙여보지만
찢겨져 조각이 난 우리 사랑은 절대로 붙일 수 없나 봐
(죽어있던 기억들이 살아 있나 봐)
이젠 너를 모두 잊었다고 믿었었나 봐
(조금도 잊어내지 못한 건가 봐)
네가 걷는 소리 하나까지 기억하나 봐
(날 몰라 보는건지 스쳐 지나가)
내 얼굴을 가린 손 틈새로 너를 보다가
(행복했던 추억들이 자꾸 생각나)
내 이름 부르길 바랬나 봐
여전히 내 두 눈은 널 아는데
너의 그림자도 한 눈에 난 알아보는데
나와는 다른지 모르는 척 했는지 벌써 다 잊었는지
(내가 만약 다가가서 말을 했다면)
예전 그때처럼 나를 보고 웃어줬을까
(아직도 사랑한다 말을 했다면)
너도 내 맘처럼 나를 다시 사랑해줄까
(죽어있던 기억들이 살아 있나 봐)
(조금도 잊어내지 못한 건가 봐)
네가 걷는 소리 하나까지 기억하나 봐
(날 몰라 보는건지 스쳐 지나가)
내 얼굴을 가린 손 틈새로 너를 보다가
(행복했던 추억들이 자꾸 생각나)
내 이름 부르길 바랬나 봐